공부도 안 한 주제에 시험친다고 집에 쳐박혀, 그나마 벌어놓은 걸 야금야금 갈아먹던 올해 초...
까지만 해도 사는 게 참 좆같았습니다.
아... 사는 건 참 어렵구나... 내 인생 하나 건사하는 게 이렇게 힘들구나... 난 죽을 때까지 '어른'이 될 수 없을거야...
그런데...
청주에서 작정을 하고 돈을 벌기 시작한 지 9개월째.
전 요즘 제 짧지 않은 인생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.
- 물론 제 인생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고 있다는 거지, 수입이 굉장히 많다는 건 아니에요... -
절대로 해낼 수 없을 것 같았던, 운전도 하고 다니고 있고.
나름 평판이 좋아, 학생을 더 맡으려해도 시간이 없을 정도에요.
방학 때 맡아달라며 벌써부터 예약(?)을 하시는 분도 있고...
요즘 오전시간이 무료하여 영어회화학원에 다니고 있는데,
근사하게 정장을 차려입은, 제 연배 혹은 서너살 많아보이는 직장인 남자가 같이 수업을 들었습니다.
몇달전이었다면 그 사람의 정장차림이, 이 수업이 끝나면 출근해야할 직장이 있다는 점이 무척 부러웠을 거에요.
하지만...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. 지가 벌면 나보다 얼마나 더 벌겠어, 전문직이 아닌 다음에야... 같은 생각이 드는게...
넌 수업끝나고 출근하니? 난 요가하러 가는데... 같은 생각도 들고...
인생, 참 쉽네...
한달에 *백 수입만 있으면 이렇게 맘이 편해지는 거였어?
한 해가 끝나가고 나이를 한 살 더 먹어도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고..
옆에 애인하나 없어도 별로 외롭지도 않고...
어머니 김치냉장고 사드려도 카드값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...
진작 이렇게 살 걸...
뭐야... 돈만 있으면 되는 거였네...
그래서 다들 돈, 돈, 하는 거였군...
제길... 이게 뭐야...
그래봐야 키 165cm, 나는 luser.

